요즘은 고마움도 영수증이 필요한 시대다.
한 자영업자가 감사의 마음으로 소방관들에게 커피 50잔을 건넸다가 뜻밖의 행정 절차를 마주했다.
현장을 지켜주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음료 한 잔 전한 일이 문제의 씨앗이 됐다.
누군가 민원을 넣었고, 규정이라는 이름의 문이 바로 내려왔다.
커피는 향이 있었지만 시스템은 무향이었다.
자영업자는 감사 표시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광고도 아니고 홍보도 아니고, 그냥 고생 많다는 인사였다고 했다.
하지만 공공기관에는 개인의 온도보다 규정의 온도가 먼저 적용된다.
소방 당국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했다.
기부 이유를 소명해 달라는 요청도 함께였다.
선을 넘은 건 아니지만 선을 확인해야 하는 절차가 먼저 움직였다.
도움의 의도보다 형식의 적합성이 먼저 검토되는 장면이었다.
결론적으로 처벌 대상은 아니었다.
다만 외부 선물 수수는 어렵다는 안내가 덧붙었다.
사건은 행정적으로 깔끔하게 종료됐다.
감정적으로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고맙다는 말이 접수 번호로 바뀌는 순간, 사람 마음은 조금 식는다.
현장에선 생명을 구하고, 책상 위에선 규정을 지킨다.
둘 다 필요한 일이라는 건 안다.
문제는 그 사이에서 선의가 종종 길을 잃는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배운다.
괜히 했다가 피곤해질 바엔 침묵이 낫다는 계산이 선다.
그 계산이 늘어날수록 사회는 조용해지지만 차가워진다.
원칙은 중요하다.
예외가 남용되면 신뢰는 무너진다.
하지만 모든 온기를 잠재우는 방향이라면 점검은 필요하다.
감사의 표현이 완전히 막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 말이다.
커피 50잔이 공정성을 무너뜨리는가에 대한 고민도 따라온다.
현장은 늘 빠르고, 제도는 늘 느리다.
그 간격에서 오해가 생긴다.
누군가는 억울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안도한다.
이 사건은 거대한 비리도 아니고 극적인 범죄도 아니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일상 속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풍경이라 더 씁쓸하다.
선의가 문제 되지 않는 구조와, 규정이 존중받는 질서가 같이 갈 방법은 분명 있다.
다만 그 균형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그래도 고민은 계속되어야 한다.
따뜻함이 신고 대상이 되는 사회는 조금 피곤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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