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는 숫자로 시작해서 감정으로 끝난다.
부자들이 한국을 떠난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정치는 곧바로 소음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대한상의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단어 하나가 칼이 되는 시대라 그런지 표현부터 날이 서 있었다.
문제는 내용보다 속도가 먼저 달린다는 점이다.
대한상의가 내놓은 통계는 곧장 여기저기서 인용됐고, 자극적인 제목으로 재가공됐다.
하지만 정작 산출 방식과 기준에 대해서는 조용했다.
숫자는 늘 냉정한 척하지만, 만드는 과정은 꽤 인간적이다.
무엇을 포함하고 무엇을 제외했는지에 따라 결론은 완전히 달라진다.
상속세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는 문장도 빠르게 퍼졌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그럴듯함이 곧 정확함은 아니다.
대한상의 스스로도 방법론 검증이 필요하다며 인용 자제를 요청했다.
이쯤 되면 브레이크를 밟자는 신호에 가깝다.
그런데 브레이크 소리는 대개 클릭 수에 묻힌다.
정치권은 숫자를 방패로 들고, 여론은 숫자를 창처럼 휘두른다.
정작 숫자 본인은 아직 신원 확인 중이다.
통계는 참고서이지 판결문이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참고서를 들고 서로에게 유죄를 선고한다.
조금만 천천히 읽으면 될 일을, 우리는 늘 빨리 화낸다.
부자가 정말 떠나는지 아닌지는 긴 시간의 데이터가 말해준다.
단기 흐름 몇 줄로 나라의 방향을 단정하기엔 세상이 너무 복잡하다.
정책은 온도 조절기처럼 미세해야 하고, 진단은 체온계처럼 정확해야 한다.
지금은 둘 다 감정 체온으로 재는 분위기다.
차분한 검증이 먼저고, 해석은 그 다음이다.
시끄러운 확신보다 조용한 의심이 더 도움이 될 때도 있다.
뉴스를 볼 때 한 걸음만 뒤로 물러나도 풍경이 바뀐다.
확신의 속도보다 확인의 밀도가 중요하다.
그게 결국 덜 틀리는 방법이다.
생각보다 단순하고, 의외로 잘 안 지켜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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