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한 접시의 가격과 자영업자의 계산기



요즘 식당 테이블 위에 놓인 작은 반찬 접시가 생각보다 무거운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추가 반찬 유료화에 대한 투표가 진행됐고 반대가 62%로 더 많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숫자만 보면 아직은 무료 리필 문화가 버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계산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삐걱거리고 있었다.

찬성 쪽 의견은 단순하다.

원재료 값이 계속 오르고 있고 남겨지는 반찬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먹지도 않을 반찬이 습관처럼 리필되고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는 장면은 이제 낯설지도 않다.

반대 쪽 입장도 만만치 않다.

정이 사라진 식당은 오래 못 간다는 말이 아직 유효하다고 믿는다.

추가 반찬까지 돈을 받기 시작하면 손님 발길이 먼저 끊길 거라는 계산이다.

결국 접시 하나를 두고 철학과 생존이 맞부딪히는 구조다.

외식 물가는 지난 1년 동안 5% 넘게 올랐다.

체감으로는 그 이상이라는 사람이 더 많다.

메뉴판 가격은 조용히 바뀌고 양은 말없이 줄어든다.

아무도 공지하지 않지만 다들 눈치로 알아차린다.

자영업자는 버티기 위해 올리고 소비자는 고민하다가 주문 버튼을 누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미안해하면서도 결국 계산은 해야 한다.

추가 반찬 유료화 논쟁은 그래서 단순한 서비스 문제가 아니다.

지금 외식업이 얼마나 얇은 얼음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무료라는 단어 뒤에는 늘 누군가의 비용이 숨어 있다.

그 비용을 이제 누가 부담할지 정하자는 단계까지 온 셈이다.

감정으로 보면 야박하고 숫자로 보면 불가피하다.

장사는 감성과 계산서가 동시에 굴러가야 유지된다.

둘 중 하나만 붙잡으면 오래 못 간다.

손님도 예전처럼 무조건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다.

가게도 예전 방식만 고집하다가는 버티기 힘들다.

결국 선택지는 서로 조금씩 현실을 인정하는 쪽이다.

필요한 만큼 주문하고 필요한 만큼만 제공하는 식의 건조한 합의다.

따뜻함은 줄어들 수 있지만 대신 오래 버틸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친절은 생각보다 차갑다 🙂

서비스의 모양이 바뀌는 시기일 뿐 친절이 사라지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이제는 공짜라는 단어에 조건이 붙기 시작했을 뿐이다.

반찬 한 접시가 알려주는 건 경기의 온도다.

그리고 그 온도는 아직 내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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