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든 돈이든 결국 같은 욕망의 다른 이름

의로운 선비는 천승(千乘)을 사양하고, 탐욕한 사람은 한 푼의 돈으로 다툰다. 인품이야 하늘과 땅의 사이로되, 명예를 좋아함은 재리(財利)를 좋아함과 다르지 않다.
천자(天子)는 나라를 다스림에 생각을 괴롭히고, 거지는 음식을 얻으려고 부르짖는다. 신분은 하늘과 땅 사이지만, 초조한 생각이 애타는 소리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홍자성(洪自誠) <채근담(菜根譚)>



의로운 선비는 사양하고, 탐욕한 자는 움켜쥔다
홍자성이 채근담에서 던진 말은 간단하다
“의로운 선비는 천승도 마다하고, 탐욕한 자는 한 푼에 다툰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릇이 큰 사람은 큰 것도 흘려보내고
그릇이 작은 사람은 작은 거 하나에도 목숨 건다는 거다
오늘날로 치면 고위직이 대의명분 때문에 자리를 내려놓는 장면과
동네에서 천 원 때문에 싸움 붙는 장면이 동시에 있는 거다
크기가 다를 뿐, 인간사의 본질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인품과 명예, 결국 같은 재리의 다른 얼굴
사람들은 명예를 고상하게 여기지만
홍자성은 “명예 좋아하는 게 결국 돈 좋아하는 거랑 다르냐”
이렇게 못을 박았다
그럴싸하게 포장된 명예욕도 결국 이득 챙기기다
하늘과 땅 사이에 산다는 인간의 인품이란 것도
결국 어디에 집착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누군가는 명예에, 누군가는 돈에
근데 둘 다 결국 같은 욕망이라는 거다
오늘날 정치판을 보면 더 확실해진다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 뒤에는 결국 자리와 이익이 있다

천자와 거지, 고민의 결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홍자성은 또 이렇게 말한다
“천자는 나라 걱정으로 머리 싸매고, 거지는 한 끼 얻으려고 목이 터져라 부른다”
들어보면 고민의 크기와 무게는 다르다
근데 결론은 똑같다
천자나 거지나 결국 애타는 소리를 내고 있다는 거다
오늘 우리도 비슷하다
재벌 총수는 수십 조 단위의 고민을 하고
서민은 월세와 카드값 때문에 머리 싸맨다
크기만 다를 뿐, 초조함의 본질은 같다는 거다
인간이란 결국 신분으로 나눠도 본질적 불안에서 벗어나진 못한다는 얘기다



세줄요약

큰 그릇은 큰 것도 사양하고 작은 그릇은 작은 것에도 목숨 건다

명예욕이든 돈 욕심이든 결국 같은 이익 추구다

천자나 거지나 모두 초조함 앞에선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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