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도 보덕암에서 정신 놓다


첫 만남, 연화사 입구에서 벌어진 일
통영항에서 배 타고 한 시간 좀 넘게 흔들거리다 보면
마치 “야 너 어디냐” 할 정도로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연화도가 딱 나타나

일빠 입장한 나는 이미 마음속에서 “나 이제 힐링하러 왔구나” 하고 착각 중
연화사 입구에 들어서면 범종루가 요란스러움 없이 “어서 와” 하며 맞아주는데
높다란 천왕문 지나니 “이게 절이지?” 싶은 소박한 멋이 있음
천왕문, 범종루, 그리고 대웅전까지 이어지는 코스가 그냥 구경꾼인 내 머릿속에
이게 한국 전통 미학이지” 하며 오래 각인되더라

그리고 수국 피는 계단 옆에서 “나 찍어 봐” 하듯 웃고 있는 꽃들 보니까
진짜 여기 오길 잘했다 싶더라


수국길 따라 보덕암까지 가는 길
연화사에서 슬슬 걷다 보면 “아 여기가 수국 천국인가” 싶을 정도로
길 양옆이 수국으로 가득 차는데
비가 조금 내려도, 해 떨어져도, 날씨 구리든 상관없더라
그 꽃들이 내 눈을 행복하게 만들어줘

거기서 한 발 더 가면 드디어 보덕암으로 향하는 표지판 등장
난 이미 “곧 절벽 암자 도착이구나”하고 뛸 듯이 기쁘고
길 따라 내려서면 보덕암 위치가 완전 절벽 위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성 같은 느낌이었음
바다와 바위와 암자가 얼기설기 어우러져
이게 말로만 듣던 절벽 암자 클라스구나” 절로 감탄함


보덕암 도착하니 벌어진 광경
마침내 암자 도착! 겉에서 보면 한 층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다섯 층이라니 이거 완전 숨겨진 보물 같음

보덕암 마당에서 바라보면
저 멀리 보이는 용머리 해안이랑 바위섬들이
호수 위에 떠 있는 용머리 같아서
이거 현실 아니냐” 하며 눈 못 떼겠음

그리고 거기서 들려오는 바닷바람 소리와 처마 밑의 풍경 소리는
스마트폰 음악보다 감성 제대로 저격
무념무상 되는 기분… 근데 웃기게도
난 여기서 절로 “와…다음엔 여기서 낮잠 자면 평생 행복할 듯” 이런 생각했음

아쉬운 점은 내가 준비한 도시락이 없다는 것 정도? 그거 있으면 100배 더 즐거웠을 듯






마지막으로 세줄요약

이 섬 절집은 진짜 “힐링과 감탄”을 동시에 주는 곳

수국길 걷다 보덕암 도착하고 용머리 바라보면 말문이 막힌다

바람 소리까지 연출 장난 아니니 가슴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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