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속담은 일상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이웃의 존재에 기대며 살아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 말의 뜻은 혈연관계로 이어진 먼 친척보다는, 가까이 살며 수시로 왕래하는 이웃이 실제 삶에서 더 도움되고 의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촌은 분명 가족입니다. 피를 나눈 존재이니 어느 정도의 정은 있죠. 하지만 먼 곳에 살거나 자주 왕래하지 않는다면, 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이웃은 하루에도 몇 번씩 얼굴을 마주치고, 집 앞에서 우연히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하며, 마을 행사나 아파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대가 형성됩니다. 이들은 가까이 있는 만큼, 뜻밖의 상황에서도 쉽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존재가 되죠.
예를 들어, 갑작스레 집에 불이 났을 때, 집 열쇠를 깜빡하고 나왔을 때, 택배를 대신 맡겨줄 사람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대개 이웃입니다. 그들은 큰 은혜를 베풀지는 않더라도, 생활 속의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입니다. 가까이 있는 만큼 쉽게 손을 내밀 수 있고, 나 역시 도움을 줄 기회도 많습니다.
이 속담은 단순히 물리적 거리의 중요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서적 유대감과 일상의 관계의 힘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혈연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인간관계가 유지되지는 않습니다. 진심어린 관계는 자주 보고, 말을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쌓이는 것이니까요. 가까운 이웃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때로는 작은 나눔을 실천하면서 쌓은 관계는 위기 상황에서 큰 힘이 됩니다.
또한 이 속담은 현대 사회의 이웃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주제와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예전에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처럼 옆집과 반찬을 나누고, 마당에서 함께 놀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웃 간의 교류가 점점 사라지고, 누가 사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이 속담은 더 큰 울림을 줍니다. 가까운 이웃이 진정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가까운 이웃이 되어야 할까요?
첫째, 작은 인사로 시작해 보세요.
현관 앞에서 마주칠 때 “안녕하세요”라는 짧은 인사만으로도 관계의 문이 열립니다.
둘째, 작은 나눔을 실천해 보세요.
명절 음식 조금, 생필품 하나, 우연히 겹친 택배 전달 등 사소한 배려가 큰 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서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세요.
혼자 사는 어르신, 아이를 키우는 이웃, 새로 이사 온 가족 등에게 관심을 가지면 따뜻한 공동체가 됩니다.
“먼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이 속담은 단지 과거 농촌 사회에서나 적용되던 말이 아닙니다. 바쁘고 각박한 현대 도시생활에서도 이웃과의 관계는 여전히 중요한 삶의 한 부분입니다. 위기나 어려움은 갑작스럽게 찾아오며, 그때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사람은 멀리 있는 친척보다 바로 옆집 사람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누군가에게 가까운 이웃이 되어줄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하고, 든든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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