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이런 날이 있습니다.
분명 눈앞에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는데,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날.
좋은 노래가 흘러나오지만 귀에 감기지 않고,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이지만 맛조차 느껴지지 않는 날.
왜일까요?
공자는 『대학』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 그러므로 몸을 닦는 것은 마음을 바로잡는 데 있다.”
이 말씀을 처음 들었을 땐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조금 뜨끔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요즘 우리는 ‘몸이 바쁜 삶’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일하고, 이동하고, 사람을 만나고, 밥을 먹고…
하루 종일 많은 일을 하면서도 정작 마음은 그 자리에 없을 때가 많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보고,
누군가 이야기를 해도 머릿속은 다른 생각으로 가득하고,
주말에 어디 멋진 곳에 가도 SNS에 올릴 사진만 고민하죠.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는 지금, 내 삶을 정말 ‘살고’ 있는 걸까?”
공자의 말은 이럴 때 우리를 다정하게 일깨워줍니다.
보는 것도, 듣는 것도, 맛보는 것도 결국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겉으로는 다 하고 있는 것 같아도, 마음이 빠져 있다면 그건 ‘경험’이 아니라 그냥 ‘통과’일 뿐이죠.
마음이 중심을 잃으면, 삶은 흐릿해지고 사람과의 관계도 메말라집니다.
그래서 공자는 말합니다.
몸을 닦는 것 — 즉 삶을 바르게 살고, 나 자신을 다듬는 일은 결국 마음을 제대로 세우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그렇다면, 어떻게 마음을 다시 제자리에 둘 수 있을까요?
크게 어려운 일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마음을 두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밥을 먹을 때는 음식의 온기와 맛에 집중해보고,
대화를 나눌 때는 눈을 맞추고 진심을 들어보며,
창밖의 나무 하나를 보더라도 그 푸르름을 느껴보는 것.
그렇게 작은 순간마다 마음을 담다 보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제야 삶은 조금씩 선명해지고,
작은 것에도 감동하고, 평범한 하루가 소중하게 느껴지죠.
우리는 모두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마음을 돌보는 일은 결코 사치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마음이 자리를 잘 잡아야,
내 삶 전체가 더 따뜻하고 단단해질 수 있으니까요.
오늘 하루, 한 번쯤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지금, 내 마음은 어디에 있지?”
“나는 지금, 정말 보고 있고, 듣고 있고, 느끼고 있는 걸까?”
공자의 지혜는 멀고 먼 고대의 철학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삶의 방향을 다시 바로잡게 해주는 따뜻한 등불이 되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