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연명의료는 이제 그만. 임종학 강의. 최준식




"말기 질환이란 다시는 건강을 되찾을 수 없는 상태, 그러니까 당사자가 죽음 쪽으로만 향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의사의 진단이 옳다면 이런 상태에 들어간 사람은 얼마 후에 반드시 죽습니다. 돌이킬 수 없다고 해서 '비가역적'인 상태라고도 합니다. 암으로 따지면 말기 암 상태지요."

우리 모친 역시 말기암 사태에서 병원에 검사를 받고 입원을 하였는데, 맨 처음 당도한 응급실에서 오랜 시간 검사를 받고 난 후, 조용히 보호자인 나를 불러서 모친이 약 4일 후에 돌아가실 것 같다고 하였다. 위에서 시작된 암세포가 이미 말기에 이르러 간과, 복강등에 모두 전이가 되었다고 한다.

검사한 사진을 컴퓨터 모니터로 보았는데, 간의 상태가 매끈해야 정상이지만 모친의 간의 사진은 마치 달의 표면 처럼, 불꽃놀이 할때 터지는 하늘의 불꽃처럼 울긋불긋한 원형의 자국이 무척 많았다.

내가 봐도 이건 너무 심하다 할 정도였다. 응급실의 의사는 더 손쓸 방법도 없고 더 치료를 해도 일주일 정도 더 살수는 있겠지만 모친이 느끼는 고통만 더 오래 겪게 해주고 결국은 돌아가실 거라고 하였다. 연명치료가 의미가 없다는 말이었다.


"이때에는 어떤 치료도 의미가 없습니다. 병을 고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계속 치료를 한다면 환자는 두 가지 면에서 큰 낭패를 봅니다. 가장 나쁜 것은 환자 자신이 너무도 힘들다는 겁니다. 강한 항암제의 투여나 필요 없는 여러 검사로 인해 환자는 큰 고통을 겪습니다. 그때의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다고 하지요."


어느 글에서 봤는데 말기암 환자의 고통의 크기는 '살아오면서 받은 모든 통증을 다 합쳐 놓은것과 같다.' 라는 글을 읽어보았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다. 티비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아도 몸이 아파서 자연인이 된 사람들이 항암치료가 너무 힘들고 아파서 도중에 포기하고 산에 들어왔다. 그냥 산에서 죽으려고... 라고 담담히 말하는 것을 보았다. 건강한 사람들은 겪어보지 않고서는 절대 이해할수 없는 끔찍한 고통일 것이다.
그렇다면 연명치료를 포기하면 어떻게 되는가?
우리 모친의 경우에는 다른 연명 치료는 일절 하지 않고, (여기서 연명치료란, 산소호흡기, 혈액투석, 심장충격기 사용, 항암제 투여 그리고 혈압을 높여주는 치료 등이다.)
그리고 식사도 제공하지 않는다. 
오로지 포도당과, 영양제, 그리고 어느정도의 수혈, 마지막으로 끊임없는 진통제를 처방해 주었다.
특히 모친이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을 호소하였기 때문에 붙이는 진통제 및 액체로 된 진통제를 더 자주 투여하였다.


우리 모친은 입원 첫째날, 둘째날에는 나를 알아보았으나, 그 뒤부터는 누구도 알아보지 못했다. 고통과 진통제의 효과로 살아는 계셨지만 의식은 이미 세상을 등진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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